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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 요술봉. 유니버설뮤직 제공

미국 팝씬에 마녀가 나타났다.
그녀는 영악하게도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고,
모든 것을 자기 걸로 만들어 보여준다.
예술과 하위문화가 섞이고, 복고와 전위가 공존하는 그녀의 스타일은
그녀를 낳은 뉴욕의 대중문화를 닮았다.
'제2의 마돈나'라는 말이 과장은 아닌 것같다.

마력에 가까운 그녀의 매력에 홀렸다.
2박3일간의 짧은 내한기간 동안 레이디가가는 이야기를 했고, 쇼를 보여줬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농밀한 시간이었다.

레이디가가를 얘기할 때 항상 화제의 중심은 패션.
기자회견장에서도 패션에 대한 고만고만한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파격적인 의상에 남들은 조소를 보내지만) 나는 정말 예쁘다고 생각하는 옷을 입는다."
"내게 있어 패션과 퍼포먼스, 음악은 모두 하나. 음악을 중심으로 문화를 묶는 것이 가가 스타일."
놀라운 것은 레이디가가가 대답하는 태도였다. 정말이지 진지했고, 막힘도 군더더기도 없었다.
한 가지 주제로 징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럴 수 없다.
그녀의 영민한 대답에 "난 23살 때 뭐했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레이디가가는 만 23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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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를 위해 담배를 썼지만 정작 본인은 담배를 싫어한다고. 유니버설뮤직 제공


그날 밤 쇼케이스가 열린 클럽 앤써.
동행한 친구는 "친한 옆집 동생이 공연하는 걸 보는 느낌"이라고 했다.
아마추어 같다는 것이 아니라 거부감이 없다는 의미였다.
그녀의 시도 하나 하나를 떼놓고 보면 파격적이지만 (이건 누구나 한다)
그녀는 여러 요소를 완전히 소화하고 일체감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게 레이디가가가 특히 돋보이는 점이다)
무대는 순수하고 귀엽고... 아름다웠다.
노래, 연주, 댄스, 퍼포먼스, 영상까지 완전히 일체가 된 스타일리시한 공연이
그런 좁은 클럽 무대에서 가능할 줄 누가 알았을까.
앞으로 자기가 평생 즐겁게 해주겠다고 한다. 아아 이토록 당차다니.
나는 가수들이 어줍잖게 스스로 아티스트라고 칭하는 것을 유독 거슬려했는데,
그녀에게는 아티스트라는 말을 붙여주고 싶었다.
 
레이디가가의 다음 음반은 첫 음반 'Fame'을 보완한 'Fame:monster'라고 한다.
그녀는 정말 괴물이 되려는 걸까.
앞으로 그녀가 얼마나 커갈지 정말이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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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안경을 쓰고 발로 하는, 말 그대로 '발연주'를 보여줬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p.s. 니가 이것저것 하느라 고생이 많다. 그런데 노래 연습은 좀 해야겠더라.
p.s.2 아싸! 8월9일 단독공연 확정! 근데 10곡 갖고 어떻게 하려 그러지?
Posted by -뮤-

X-JAPAN의 추억

음악 수다 2009/03/1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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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많이 건강해진 이미지다. /아이예스컴 제공


고등학생 때 제2외국어 과목도 아니었던 일어를 독학했다.
오로지 엑스재팬 음악과 닌텐도 게임(DS 말고 가정용 비디오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답답하니까 열심히 했고, 며칠 만에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다 외웠다. (그 이상은 진전이 없다 -_-;;)

때는 일본 대중문화가 뿔난 악마로 여겨졌던 시절.
엑스재팬의 음반은 어떻게 구했던가. 나우누리 동호회에서 테이프를 복사한 것도 같고, 잘 모르는 친구한테 빌렸던 것도 같다. 압구정동 상아레코드를 기웃거리기도 했다. 90년대 중후반, 당시 엑스재팬의 수입씨디 한 장은 5만원을 호가했다.

어찌어찌 어둠의 경로로 접한 이들의 음악은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했다. 음악의 세상이었다.
난생 처음 접한 록 음악.
토시의 늘 쉬어있는 듯한 목소리에 매료되고, 요시키의 '폭풍간지' 드럼속주에 소름이 돋았다.
무엇보다 유려한 멜로디는 듣고만 있어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감성적이었다.
클럽 비슷한 곳에서 열리던 '음악감상회'(이런 게 있었다)나
'정석수학' 비디오 테이프에 담아 친구가 은근하게 건내준 이들의 라이브 동영상에서
성별이 불분명한 요시키의 신들린 퍼포먼스에 얻어맞은 듯했다.  
당시 'endless rain' 등의 엑스재팬 음악을 차용한(혹은 표절한) 한국음악이 여러개 있었기에,
노래방에서 그 노래를 틀어놓고 부르면 딱 들어맞았다.
물론, 노래방에서 일본음악은 금지돼 있었다. 왠지 모를 금단의 재미.

나에게 엑스재팬은 내가 몰랐던, 어둠을 상징하는 그 무엇이었다. 매력적이었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도쿄돔으로 날아가 이들의 콘서트를 보리라 다짐하던 어느 시절.
집에서 무료하게 NHK 채널을 돌리다가 '마지막 콘서트'라는 식의 이름을 단 엑스재팬 공연 실황을 봤다.
수능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같은 날 해체한 넥스트와 함께 내 10대는 그렇게 끝났다.


그리고 10년 후. 엑스재팬의 재결성 투어 소식이 날아왔다.
조잡한 테이프가 아니라 이제 정식 라이센스 CD로 '싱글즈'를 듣다가
잊고 지내던 친구를 만난 듯 괜히 웃음이 피식피식 나왔다.
왜 좋아하게 됐는지도 잊어버렸지만 원래 친구란 그런게 아닌가.
반갑다 친구야! 다음주에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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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연 10일 남기고 돌연 취소.
이유는 히스 소속사와의 문제. 탈퇴설도 솔솔.
어쨌든 그건 느그들 사정이고.
왜이래, 아마추어같이!!

Posted by -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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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스>의 두 주인공/ 프라이빗 커브 제공.

지난해 하반기 스웰시즌의 공연 소식은 단연 최고의 화제였다.  
이들이 누구인가.
10개 남짓한 영화관에서 개봉해 입소문을 타고 2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한 독립영화 <원스>의 두 주인공.
(나도 친구의 "원스 꼭 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이 영화를 봤고, 불가항력적으로 영화를 보자마자 몇 명인가에게 문자를 또 보냈다.)
이어 아카데미 주제가상 수상.
영화에서 못 이룬 사랑을 현실 세계에서 이어간다는 훈훈한 소문.
여러가지로 여운을 남긴 이들이다.

2000석 넘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관객으로 가득찼다. 
글렌 한사드의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은 어쿠스틱 오프닝은 관객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
이미 스타급 인사가 되었음에도 '보여지는 것'에 지나친 신경을 쓰지 않는 소박한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누가봐도 팝스타라기보다는 '직장인 밴드'의 모습이었다. -.-;
(아니아니, 이건 욕이 아니다)
때로는 격하고 때로는 섬세한 감정선은 인공조미료 뺀 음식처럼 담백하면서도 음악 근원의 향을 느끼게 해줬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대극장과 이들은 어울리지 않았다.
이건 '인순이가 예술의전당에 설 수 있네 없네' 하는 차원의 문제제기가 아니다.
절제의 미가 돋보이는 이들의 음악을 담아내기에 극장은 너무 컸다.
소극장에서라면 빛났을 이들의 수줍음은, 대극장에서 여지없이 초라해졌다.
또 딱히 하이라이트라고 할 것 없는 '기승전결' 없는 공연.
드라마틱한 <원스>를 기대하고 온 관객-아마 대부분일텐데-은 특히나 실망했을 법하다.
이들은 <원스>에서 이미 많이 나아가 있었으니까.

약 1시간 가량의 짧은 공연 뒤 앵콜과 예정에 없던 초대공연 등등이 지루하게 또 1시간 가량 이어진 뒤
전체 공연은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길거리 공연이었다면 무척 흥겨웠지만, 역시 또 장소의 문제로 아마추어리즘으로 비춰졌다.

부디, 다음 기회가 있다면 소극장에서 이들을 보고 싶다.

-2009.1.17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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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글로바 언냐는 대충 입어도 이쁘구나~ /프라이빗 커브 제공.

Posted by -뮤-